2024년 7월, 2주 간의 이탈리아-그리스 여행을 하면서 메모를 이것저것 작성해 놓고 나중에 제대로 포스팅을 할 원대한 계획을 세웠었는데 바쁘다바빠 현대사회와 게으름이 나를 습격했기에 그냥 대충 하고 치우자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겨 놓는다. 나중에 여유가 있으면 다듬겠다. 개요 & 공통 요소여행 기간: 7월 중순, 2주(혼자 여행)여행 경로: 이탈리아(로마 - 피렌체) - 그리스(아테네 - 델피 - 산토리니 - 낙소스 - 산토리니)날씨: 완전 더웠음. 기본 32-35도 정도에 아테네에서는 40도까지 올라감. 탈수 현상 & 현기증을 막기 위하여 생수를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을 추천!소매치기: 매번 자기 소지품을 잘 챙기고 가방을 앞으로 맨다면 크게 걱정할만한 상황은 없을 것 같음.치안: 괜찮음. 그리스가..

나는 온 생애를 꽤나 부지런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자부하는데, 최근 노션 해빗트래커를 이용해서 인생의 생산성 리즈(?)를 맞고 있는 것 같아서 오랜만에 인터넷 세상에 투고해 본다. 한때 생산성 키워드에 중독되어서 관련 유투브 영상을 족히 100개는 넘게 본 것 같은데 그때 얼기설기 쌓은 지식이 그래도 좋은 기반이 되어준 것 같다고 정신승리를 해 본다.관련해서 책을 본다면 Atomic Habits(한국에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번역되어 있는 것 같다.)을 추천한다. 실제로 내 인생을 어느 정도 바꾼 책이다. 해빗트래커를 사용한지는 한 달 정도가 되었고, 대충 아래와 같은 효과를 보았다.1. 가장 큰 성취 - 거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하루에 한 장씩 무턱대고 스케치를 했고 한 달 후인 지금 좋아하는 ..

회사 출장의 기회로 핀에어와 영국항공 비지니스 클라스를 타 보았다. 결론적으로는 핀에어가 비교도 안 되게 훨씬 좋다. 둘 사이의 선택지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영국항공과 핀에어, 혹은 SAS(핀에어와 비슷하다고 함) 사이의 선택권이 있다면 반드시 후자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환승 공항은 헬싱키 공항보다 런던 히스로 공항이 더 크긴 하다. 핀에어 - 여러 모로 더할 나위 없었다. 좌석도 깨끗하고 새 것 느낌이고(약간 우주선 느낌), 직원들이 엄청 친절하고, 깨어있으면 음료를 끝없이 권하고(술 커피 포함해서 8잔은 받아서 마신 것 같다..), 스크린도 좋고, 영화 등 컨텐츠도 다양하고(핀란드 항공사답게 무민 애니메이션도 있다!) 음식도 맛있고.. 이코노미도 타 본 적 있는데 역시 좋았다. 직원분들도 세심하셔서 ..

미국 여행을 갔다가 한 눈에 반해서 젤리캣 인형을 샀다. 젤리캣은 아동 애착인형으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인데 아마 단종된 모델을 팔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어떤 음모가 있었던 듯 한데 내 미적 취향에 정말 완벽하게 부합하는 뚱뚱한 검은 고양이에다가 약간은 찌그러진 귀여움을 가진 이 인형을 도저히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사왔고 비행기에서도 담요 안에 잘 숨겨서(수치는 알기 때문에) 안고 탔지만 이 인형이 지금까지 열심히 흡수했을 먼지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에 세탁법을 검색해 보았으나 이리저리 말이 달라서 불안했다. 나는 아동이 아니기에 이 인형을 물고 빨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진짜임) 형태와 털의 촉감이 망가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으므로, 젤리켓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표준 세탁법을 따르기로..
노르웨이에서 겨울을 보낸다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살면서 스키를 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여기서는 이곳저곳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고 해서 시작해 보았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일반 다운힐 스키보다 얇은 형태의 스키인데, 단순히 내려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산책하면서 타는 느낌이고 은근 운동도 된다 해서 흥미가 생겼는데 시작해 보니까 정말 너무 재밌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스키장(?) 이 공짜라는 것이다! 그냥 주위에 아무데나 스키 트랙 파진 데로 가서 스키를 타면 된다. 그래서 초반 장비에 싸게는 30만원 조금 더 비싸게는 총 5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겨울 내내 뽕을 뽑고 탈 수 있다. 그리고 자연이 정말 아름다워서 눈 쌓인 호수 위에서나 키큰 침엽수들에 둘..
말하자면 나는 평생을 글쓰기를 좋아하고 두려워 해 왔다. 항상 뭔가를 끄적거리기를 좋아했고, 인상적인 광경과 감정을 기록하기를 좋아했으며 내 삶 주변에 그려놓은 작은 원 안에서 이를 은근히 전시하기를 좋아했다. 그렇게 선택적인 전시를 해 왔기에 어느정도 바라는 반응을 항상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항상 알고 있었다. 내가 하는 것은 시늉에 불과하며 당장의 작은 감탄은 이끌어낼 지 몰라도 나를 제외한 누구의 마음에도 작은 반향과 감정의 울림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두려웠다. 누가 물으면 겸손한 척 나는 글쓰기에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며, 제대로 글을 써 볼 생각은 없다고 항상 얘기하곤 했다. 그래서 내 작은 글들은 대학교 시절 잘 쓴 글로 뽑히거나 직장인이 된 후에는 퍼석한 삶에 재치있고..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에 서술된 바는 철저히 나의 제한적인 견문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무조건 일반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굳이 밝혀놓는다. 편의를 위해 "노르웨이는" 이라고 적었지만 이는 물론 노르웨이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와 주변 사람들과 내가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은...의 준말이다. 나는 이전에 유럽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외국계 기업에서 외국인으로서 근무하면서 꽤나 큰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노르웨이에 오니 또 다른 차원의 자유와 융통성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우선 퇴근 시간이 매우 이르다. 8시 좀 넘어서 근무를 시작하고, 써머타임이 적용될 때는 오후 4시, 적용되지 않을 때는 오후 3시 30분에 정규 업무시간이 끝난다. 금요일 오후에는 다들 더 일찍 퇴근해서 사무실..
나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장기체류 목적으로 일을 하러 왔다. 영어는 잘 하고, 노르웨이어는 못 한다. 다른 나라들에는 살아봤지만 노르웨이에는 아예 처음 온다. 사전 정보가 없으면 무슨 일을 하는 것을 망설이는 스타일이라 인터넷을 열심히 기웃거려 보았으나 정보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라서 직접 인터넷 세상에 투고해 보기로 했다. 아직 한 달을 채 살지 않았지만 여기 적는 모든 정보는 직접 경험하였거나 노르웨이인들의 확인을 받았다. 이 글은 대충 시작했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업데이트할 예정이라 나중엔 팔만대장경이 될 지도 모르겠다. (아님) 1) 영어 / 아주 잘 통한다. 노르웨이어를 아예 못해도 정말 누구나 영어를 하기때문에 잘 살아갈 수 있다. 물론 양해를 구하면 좋겠지만 굳이 구하지 않고 영어로 말하기 시작..
삶은 그렇게 흘러간다. 앞 뒤로 달려오는 차의 눈부신 조명과 넘어지는 자전거, 무릎에 새겨져버린 당시의 아득함. 극적인가 싶다가도 하잘것없고, 왠지 모르게 부끄럽기도 한 그런 순간들. 인간의 삶은, 적어도 나의 삶은 그 어떤 균형에도 도달할 수 없으며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는 체념에 가까운 감각. 쓸데없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하나의 축복이고, 깊이가 없어 피상적인 나의 영혼은 이러한 단상에 쉽게 만족하곤 한다. 약간의 취기와 방금 내뱉은 말의 울림에 대한 작은 뿌듯함, 연약하고 불완전한 나의 존재가 어딘가 안쓰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보잘것없는 행복의 순간들.
한 주 내내 비가 지겹게도 왔다. 잠시 비가 그쳤다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는데, 아직도 비는 오고 있었다. 잡히는 대로 우산을 하나 쥐고 무작정 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우산의 색, 자판기 음료의 이름들을 하나 하나 읽었다. 이상하게도 우산들은 다 달라보였지만 사람들은 다 비슷해 보였다. 갑자기 따뜻한 편의점 커피가 마시고 싶어 길을 따라 내려갔다. 비는 꽤나 조용히 내렸고 날씨는 차가운 듯 포근했다. 큰 사이즈의 커피를 생각하고 주문을 했는데 작은 사이즈의 커피를 받았다. 생각했던 크기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별 상관은 없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집까지 길을 따라 올라왔다. 작은 등불을 손에 쥔 느낌이었다. 일상을 파고드는 인간의 욕망과 강박에 대해 생각했다. 원하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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