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장기체류 목적으로 일을 하러 왔다.

영어는 잘 하고, 노르웨이어는 못 한다. 다른 나라들에는 살아봤지만 노르웨이에는 아예 처음 온다.

사전 정보가 없으면 무슨 일을 하는 것을 망설이는 스타일이라 인터넷을 열심히 기웃거려 보았으나 정보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라서 직접 인터넷 세상에 투고해 보기로 했다.

아직 한 달을 채 살지 않았지만 여기 적는 모든 정보는 직접 경험하였거나 노르웨이인들의 확인을 받았다.

이 글은 대충 시작했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업데이트할 예정이라 나중엔 팔만대장경이 될 지도 모르겠다. (아님)

 

1) 영어 / 아주 잘 통한다.

노르웨이어를 아예 못해도 정말 누구나 영어를 하기때문에 잘 살아갈 수 있다. 물론 양해를 구하면 좋겠지만 굳이 구하지 않고 영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모두 영어로 대응해준다. 노르웨이인들의 말로는 정말 예외적인 경우(나이가 아주 지긋하신 분이거나 한)가 아닌 이상 다 영어를 한다고 한다. 길가에서 부딪히고 영어로 사과해도 영어로 답변해준다. 그런데 길이 넓어서 잘 안 부딪친다.(진지한 얼굴로 농담)

 

2) 스몰 토크 / 사람 바이 사람이지만, 잘 안한다.

오슬로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탔는데, 택시기사는 인사를 하고 묵묵히 친절하게 짐을 잘 실어 주었지만 그 이후 약 20분여간 한 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 큰 차였지만 이미 조수석에 앉아버린 나는 숨막히는 어색함을 느끼며 혹시나 인종차별일까 해서 "노르웨이인은 스몰토크를 하는가"를 검색해봤다. 인터넷 세상의 답은 '안 한다'여서 안심을 했다. 그러나 말을 걸면 친절하게 답변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져서 이제 거의 다 왔나요라고 말했더니 갑자기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셔서 놀랐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어보더니 핸드폰도 전자제품도 다 삼성만 쓴다고 한다(전 아이폰 쓰는데요)... 호텔 앞까지 3개의 무거운 캐리어를 잘 날라주셨다. 미안하다고 했더니 이게 나의 일인걸!이라고 하셨다. 감동. 인터넷 세상에서 그대로 튀어나온듯한 인격이었던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감사를 드린다.

내가 택시에서 검색한 글 > 7 things you should know about Norwegians when travelling to Norway - Lost in Norvana

 

7 things you should know about Norwegians when travelling to Norway - Lost in Norvana

To help you get in touch with Norwegians when you go on holiday, I made a small list of 7 things you should know about Norwegians when travelling to Norway.

lostinnorvana.nl

참고로 택시 예약에는 Taxifix 앱을 썼다. 카카오택시처럼 실제 걸린 시간과 상관없이 앱에 뜬 가격으로 책정되어서 좋다. 한국에서도 앱을 깔고 주소를 넣으면 요금 조회가 가능할 것 같다.나는 30분정도 타는데 15만원정도 나왔던 것 같다. 일본 택시를 경험해봐서 그렇게 눈 튀어나오게 비싼 것 같지는 않다. 내 돈이 아니라 회사돈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길가나 대중교통, 가게 등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하는지는 물어봤는데(물론 눈 마주치거나 하면) 흔하지는 않지만 하는 사람은 한다고 했고, 상대방에게 비슷한 반응을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설명을 해주는 노르웨이인들은 어떻게 하든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너의 자유이고 네가 그런다고 해서 너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에게 꽤 중요한 포인트인 듯 했다. (그러나.. 미국인 동료는 꽤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는 이웃과 어느날 기분이 좋아 스몰톡을 시도했는데 그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체 왜 나에게 말을 거느냐는듯이 쳐다봤다고 했음. 피해를 준 걸수도...) 위의 링크 글에 적혀있는 산이나 아웃도어 활동에서 사람들을 만났을때 훨씬 친근해지는건 100% 맞다고 한다. 

 

 

3)  물가 / 비싸다.

그냥 비싸다. 눈 튀어나오게 비싸다. 세금도 많이 뗀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비교적) 좀 괜찮고, 돈을 안 쓰려면 안 쓸수도 있다. 그리고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싼 것에 점점 무뎌지기도 한다. (그냥 이 가격이구만.) 하지만 월세가 아주 비싸기 때문에(오슬로 괜찮은 곳에서 혼자 살려면 대충 월 200만원 정도는 줘야한다.) 돈을 그러모으고 싶다면 이 곳은 별로 현명한 선택이 아닐테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싸서 쪼들리게 살아야 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수입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슬로 한정인지는 모르겠으나 인프라가 잘 되어있어서 그런것에 돈을 많이 쓸 필요는 없다.

 

4) 대중교통

사실상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내가 가장 열심히 찾아보았으나 상세한 설명을 찾지 못해서 처음에는 발발 떨면서 탔다. 우선 표는 Ruter 앱을 사용해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편하며, 폰과 인터넷, 카드만 있으면 어디서든 표를 살 수 있다. 나는 폴란드 공항에서 이 앱을 설치하고 한국 체크카드로 결제를 했다. 1회권, 24시간권, 7일권, 30일권과 1년권이 있는듯 하며 물론 가격적으로는 1년권이 제일 이득이지만 연말쯤 여행을 할 것을 생각해서 30일권을 샀다. 지금 환율으로 한 달 11만원이 좀 넘으니(나는 오슬로 내 이동이므로 Zone 1만 선택) 무제한인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 이걸로 지하철, 트램, 버스 등 여러가지를 탈 수 있다.

가장 어색한 것은 앱으로 구매했을 경우 탑승 시 찍을 곳이 없다. 카드를 구매해도 처음 한 번만 찍고 그 후엔 찍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정말 그냥 타고 내리면 된다. 다만 가끔 직원이 떼도적처럼 들이닥쳐서 티켓 검사를 할 때가 있는데, 이 때 티켓이 없으면 1,000크로네인가의 벌금을 낸다고 한다. (누가 10,000크로네라고 했는데 구라로 밝혀짐 아님 구라로 밝혀진 것이 구라인가?) 여튼 이 편리한 시스템은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되어 있는 것 같으므로 누군가가 무임승차로 인해 이 신뢰를 깨지 않기를 바란다. 노르웨이에는 이런 식으로 개인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깔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는 노르웨이인들과의 대화에서도 종종 목격되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쓸 것.

여튼 그냥 자기가 기간에 맞춰서 유효한 티켓을 잘 가지고 있으면 된다.

내릴때는 멈춤 버튼을 누르고 문도 열리는 버튼을 눌러야 열린다. 자동으로 열릴때도 있던데 아직 그 매커니즘을 완벽히 학습하지는 못했다. 학습 후 자세히 쓸 것. 혹은 평생 배우지 못하거나...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진짜 그 사회적 거리두기 짤처럼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기다린다. 역시 길이 넓어서 가능하군.

 

5) 횡단보도, 신호등

사람들이 신호를 너무 안 지켜서 놀랐다. 그런데 차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멈춰준다. 온지 얼마 됐다고 이제는 나도 잘 안 지킨다.

버튼이 설치되어 있는 횡단보도가 많아서 건너려면 버튼을 누르면 얼마 후에 초록불이 되는데, 보통 버튼을 안 누르거나 누르고 바뀌기 전에 두두두 걸어가는 것을 많이 목격. 나는 그래도 양심이 남아있어서 최대한 누르려고 하고 초록불이면 뛰어가서 지키려고 한다. 이게 뭐라고 자랑함. 노르웨이인한테 물어봤더니 나쁜 버릇이라고 하긴 하는데 고칠 생각은 없는듯.

 

6) 카드, 현금

카드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드를 쓴다. 그렇다고 현금을 쓴다고 기겁하는 정도는 아니고(이런 것을 어디서 읽고 가서 마트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현금을 써도 되냐고 물어봤다니 아니 당연하지유(당연히 한국말로 안함, 초월번역) 라고 했다.) 그냥 대부분은 카드를 쓴다. 노르웨이 크로네를 단 한 푼도 안 들고와도 해외결제 되는 카드만 있으면 생존 가능하다고 본다. 현금은 쓸려고 마음먹어야지만 쓸 수 있다.

 

7) 이민국

나의 이민국 경험이 많다고는 못하겠으나(이전 두 나라에서 경험) 노르웨이 이민국은 아주 깨끗하고 친절했다. 나는 회사에서 달아준 업체 직원이랑 같이 갔는데 사실상 별 도움이 필요없을 정도로 절차가 간단하고 직원이 친절했다. 신분증도 일주일도 안 되어서 나왔다.(쓰다보니 내 기대치가 아주 바닥이라는 것을 느낌.) 나는 이 사실(이민국 직원이 찌들어 있지 않고 나의 삶에 관심이 있어보이며 샤라방방함)이 놀라워서 몇 명에게 물어보았는데 노르웨이는 기본적으로 직업 만족도가 높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것도 나중에 자세히 쓸 것.

 

8) 물

수돗물 마시면 된다. 나는 한국에서는 정수기 물 마시고 프랑스나 일본에서는 생수(볼빅) 사서 먹었었는데 여기 수돗물은 괜찮다고 한다. 나도 딱히 불쾌감은 못 느꼈다. 그리고 어디서 봤는데 물이랑 맥주 가격이 비슷하다고.. 해서 물 사먹기 아깝다.

 

9) 스웨덴 게이트?

얼마 전에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음식을 공유하지 않는 풍습의 스웨덴 게이트.. 노르웨이에도 해당된다고 해서 무의식중에 음식을 권유하지 않도록 마음을 굳게 먹고 갔는데 첫 날에 매니저가 초콜릿을 주고 옆 자리 직원이 매일 과자를 주신다. 그냥 회사 사람들이 친절한 것일까. 나도 그냥 권한다.

 

10) 코로나 특수 - 마스크

아무도 안 쓴다. 쓴 사람 단 한 명도 못 봤다.

 

11) 인사

만났을 때 인사는 하이(Hei)로 영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노르웨이어를 하는 척 할 수 있다. 좀 반갑고 기분이 좋으면 하이하이한다. (하이하이~) 헤어질 때 인사는 하 뎃 혹은 하 뎃 브라(Ha det bra), 후자가 조금 더 오피셜하다고 하다. 경비 아저씨에게 첫 날에는 하 뎃 브라를 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하 뎃으로 하는 개인적 변용을 줘 보았다. 그리고 1)에서 언급했듯이 그냥 영어로 인사하면 영어로 대답해 준다. 식사 전후로는 말을 딱히 안하고 그냥 먹기 시작함. 본아뻬띠라도 해야하나 했는데 나도 이젠 적응함. 다 먹고도 이제 갈까? 벌떡 일어남. 실용적. 내가 이거 물어볼때마다 노르웨이인들은 우리들은 그런 것이 없다. 노르웨이인은 무례하다. 하고 껄껄거리곤 한다.

 

12) 집(자취방), 중고물품 등 구하기

고개를 들어 Finn.no를 보라.

 

이후는 시간이 날 때 계속 쓰겠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