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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픽 AL 후기 및 공부법(독학+벼락치기)

토마스만 2018. 2. 8. 23:42

*설마 누가 이런 별것도 아닌걸 조작하겠느냐마는.. 시류에 편승하는 인증


미루고 미루다가 눈 딱 감고 본 오픽 점수가 다행히 잘 떠서, 기록겸 흔적을 남긴다.

(*유사한 글을 단 하나의 인터넷 사이트에 작성했었음. 개인정보 및 너무 자세한 내용을 삭제하고 재업)

이미 쓴 글을 말투를 수정하고 썼기 때문에 때때로 미묘한 시공의 균열이 느껴질 수 있음.


0. 오픽이라는 시험에 대하여 & 추천 대상 & 토스 VS 오픽?

토스 VS 오픽은 영어공부 성향에 따라 갈린다. 오픽이 훨씬 자유로운 인터뷰 형식의 시험이다. 자신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영어 컨텐츠를 좋아하고, 미드나 유투브 등으로 영어를 [취미생활]로 접해온 사람들은 오픽을 강력추천한다. 사실 나는 실질적으로 [시험을 위한 공부]는 하지 않은 것에 가까운데, 오픽은 정말 이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그 문화권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를 배운 사람들도(이른바 덕질용) 큰 노력 없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다.


1. 이 글이 특히 도움이 될 것 같은 (나와 유사한) 사람들

-RC/LC는 '잘한다'고 자부하는데, 스피킹은 모를..?인 사람들 > 한국에 이런 사람들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교잣대를 위해 참고로 적자면 토익 만점, 미드 프렌즈는 90%, 빅뱅이론은 80%정도 자막없이 이해하는 상태이다. 코난 오브라이언 쇼도 자막없이 대부분 이해한다.

-팝송, 양키문물 등에 환장함

-오바 못함 & improvisation 못함 & 수다떠는거 안좋아함 & 말하라고 판깔아주면 긴장함 

오래 얘기하면 기빨림. 그래서 처음 오픽 준비할 때 신상 캐묻는 질문들 앞에서 벙찜. 그러나 이러한 점은 쉽게 극복 가능. (아래에서 서술) 천성 자체가 자연스럽게 오바를 못하는 구조라(누군 그렇겠냐마는 내가 오바하면 뭔가 슬픈 광대같이 됨) 많은 오픽 후기들의 핵심인 [오바, (Eva와) 친한척]을 전혀 못했음. 그러나 오바가 필수는 아님. 후술.


2. 시험 준비

거창하게 말하기에는 쪽팔릴 만큼 준비 안함. 실질적으로 [책 잡고 공부]한 시간은 전날 5시간도 안됨. (노답)

그러나 평소에 미드/유투브 영어로 본것, 영어 컨텐츠 접한것도 영어 공부로 쳐준다면 시간 따질것 없이 쉼없이 공부했다고 할 정도로 취미를 대부분 영어로 즐김.

**오픽 후기 검색해서 쭉 보고 가는게 매우 도움이 됨. 실질적으로 가장 도움되는 시험준비는 바로 이것인듯.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정보의 바다에 수많은 셀프킬링타임 후기들이 있었기에 생각보다 후한 세상을 향한 감사의 손키스(ㅡㅡ) 정도로 쓴것. 나왔다는 문제들도 실제 시험이랑 가깝고(내가 너무 도서관에서 빌린 먼지묻은 옛날책봐서 그런걸수도 있음) 솔직히 어렵다고 외면하지만 않으면 웬만한 문제들은 인터넷 후기에 다 있음. 진짜임. 근데 외면하게 됨. 이것도 진짜임.


***참고로 아래의 방법은 그래도 단어/회화 체계가 어느정도 갖춰진 사람에게만 유용한 방법. 아니면 시간낭비니까 쓰루***


일단 내가 그 5시간 동안 본 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 (시험장에서 바로 써먹는) credu OPIC 실전서 중급이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리기 전 오픽 책을 6-7권은 살펴봤는데, 솔직히 다 비슷하고 무슨 책이든 별 상관 없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답변이 아니라 질문인데, 나오는 질문들은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한 답변들은 솔직히 너무 정석/인위적이고/나의 상황과 맞지 않아서 답변은 거의 참고하지 못했다.

오히려 답안을 보지 않고, 무턱대고 문제만 보고 우선 우르르 대답해보고 그 후에 답안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공부했다.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면 그냥 답안을 보지 않고 넘기고, 내가 좀 막혔던 문제면 답안을 보고 말할 수 있는 소재/쓸만해보이는 표현만 캐치해서 정리했다. *예를 들어 공원에 대한 문제라고 하자. 그러나 공원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공원이 공원이지..). 그래서 답안을 체크해보니까 located/near 장소 / 거기서 이웃을 만난다 이런 소재들이 있다. 그러면 아 공원 주제에서는 어디 주변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말늘이기, 말문 막히면 이웃이나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대상을 늘려서 또 말늘이기) 산책한다 이런 얘기할 수 있겠군 정도 캐치하고 넘어가는것.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모범답안을 외우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완벽하게 외울 수 있다면 상관이야 없겠지만, 포토그래픽 메모리 아닌 이상에야.. 사실 나도 무턱대고 외우는거 좋아하고 암기과목 자신있는 편인데도 스피킹 답안을 다 외울수는 없을뿐더러 외우다가 막히면 그냥 스턴 걸려버린다. 그리고 그 때의 pause가 오픽에서는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줄줄 아무말이나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핵심이다. 논리적이면 좋지만, 별로 논리적을 필요도 없다. 인트로/메인/아웃트로로 얘기하는 것 속으로는 계속 되뇌고 있지만, 말하다보면 딴소리 할 때도 많고 끝맺음 제대로 못할때도 많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pause는 당연히 괜찮다. 그러나 서로 대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상대방이 어색할 만큼의 pause는(5초 이상?)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영어에 기본이 있다면 무조건 소리내어 연습할 것을 추천한다. 그냥 누워서 게임하면서도, 딴짓하면서도 지금 하는 생각을 영어로 표현해보려고 하면 도움이 된다. 형식 갖추고 하라는 것이 아니라(그럼 스트레스받으니까. 스트레스 개복치) 그냥 캐쥬얼하게 하라는 것.

그런데 그러면 정말 놀랍고도 영험하고도 신비하게도 갑자기 입이 트이는 순간이 온다. 사이비 간증이 아니라 ㄹㅇ 경험한 것. 항상 인풋(미드 등)만 있고 아웃풋(스피킹)이 많이 없다보니 처음엔 말이 제대로 안나오고 답답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더랬다. 시험장가서도 이렇게 거지같이 어버버하다 올까봐 긴장함. 자기소개부터 버벅버벅.. 그러나 장담하건데 인풋이 많이 쌓인 사람이라면, 조그만 자극에도 아웃풋이 터져나온다. 첨엔 어색해도 말하기 연습 조금만 하면 막힘없이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자신감도 좀 생기고 편해져서 가속 붙는다. 스트레스 개복치라 좀만 답답하면 이것이 공부다하면서 유투브 빅뱅이론 compilation(영상 편집본) 봤고 걍 깔깔쓰 한다음 뉘앙스 같은것만 눈여겨 봤다. 다만 그렇게 공부하니까 어느새 빅뱅이론의 페니처럼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제스쳐까지) 영어공부 제대로 할 생각 있다면 자주 보는 대상을 신경써서 선택하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라이언 시크레스트처럼 말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ㅎ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점.

답안 꾸며내고 설정 안 잡아도 된다. 정말 자기 자신의 얘기를 해야 말이 편하게 나온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아 나는 말 꾸며내고 친한척하고 이런거 진짜 못하겠는데 엌카지; 이 점이었는데, 그냥 기우였다. 만약에 자신의 성격이 원래 그렇다면, 부정적이어도 되고, 시니컬해도 되고, 투덜이 스머프여도 아무 상관없다. 내가 실제 시험장에서 답변한거 보면 뜨악할 답변들도 많을텐데(*저작권 문제로 여기에는 기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내용을 평가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 듯하다. 아무리 자유로운 시험이라도 '공인' 영어시험이라서 걱정했는데, 점수를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정말 욕설로 떡칠한 거 아니면 속어도 좀 써도 괜찮고 그렇게 자신감있고 비지니스피플처럼 말 안해도 된다!!


3. 실제 시험 후기 & 몇 가지 팁


나는 수원 영통센터에서 봤다. 건물이 생각보다 좀 낡았고, 길 찾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음. 망포역에서 3분컷인듯..


***걱정했던 부분 : 주변 사람들 목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릴까?

우선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는지, 한 칸씩 띄워서 배치해줬다. 확실하진 않지만 좌석은 가나다순인듯..? 생각보다 괜찮았다. 헤드셋쓰면 약간 진공상태?가 돼서 어느정도 소음이 차단된다. 가장 주의해야 할 때는 맨 처음 자기소개때다. 조용하다가 갑자기 시장바닥처럼 엄청 웅웅거리는 소리가 커져서 당황하기 쉬운데, 자기 페이스 잡고 얘기하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진짜 하나도 안들린다. 나도 처음엔 멘붕해서 자기소개 좀 망쳤음 (농담같은거 준비해갔는데 하나도 못함.. 저질개그라 안하는게 나았을지두^^)


***컴퓨터 화면보고 얘기하는거.. 생각보다 엄청 어색하다 (+목소리 크기)

자기소개 다음부터는 정말 에바와 나, 둘만의 도키도키 어색쩌는 시간..... 그 중압감을 견뎌내야한다. 솔직히 말하면 에바 생긴것도 좀 섬뜩하게 생겨서 눈 제대로 못쳐다봄..ㅋㅋㅋㅋ 표정도 좀 굳어있고 냉랭한 면접관 보는 느낌이었다. 그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아무말 대잔치 해야 했음... 목소리는 전혀 크게 안해도 된다. 사전준비시간때 녹음된 내 목소리 들어봤는데 개미 기어가는 소리 +1데시벨 정도였음. 근데 들리는 데는 무리없어서 걍 평소처럼 차분히 얘기함. 원래 성품이 안그러면 오바떠는 게 더 힘들듯.


***난이도?

5-5 선택. 근데 좀 안심이 되는게 샘플 답변이라고 난이도 별로 들려주는데 그 샘플이 영어를 잘 못한닼ㅋㅋㅋㅋ 6도 들어봤는데 매끄럽게 말을 못함. 딱 들어도 외국인이 더듬더듬 영어하는 느낌. opic 기준 자체가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좀 마음이 놓였던 순간이었음. 근데 괜히 깝치다 6하면 생전 듣도보도 못한 주제 나와서 깨갱할것같아서 분수를 알고 5함 -> 자기소개 제외 모든 문제가 콤보로 나왔던 것 같음


***시간 조절?

솔직히 신경 안써서 시간 조절 균형적으로 못함. "Time for next question"이 특정 시간이 지나면 나온다는데, 2번인가 밖에 못봤음. 그냥 두두두 말하고 할말 없으면 어.. "that's it."하고 넘겨버림. 근데 이건 내가 말을 엄청나게 빨리해서(거의 *추억의* 수다맨식으로 말함) 괜찮았던 걸수도 있음. 첫 난이도 조절때 11분이 지나있었던 것 같고, 총 시험시간 40분 중 30분 쓰고 나옴


***Background Survey

내가 너무 옛날 책을 봤는지, 저작권 문제로 좀 바꿔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백그라운드 서베이가 책에서 본거랑 너무 다르고 업데이트되어있어서 좀 당황함. (취미생활같은데서 좀 더 세분화되고 새로운 것들이 생김)

일 경험 없음/ 학생 아님 / 가족과 같이 삼 / 취미 독서(고르지말길 si belle.. 전자책같은거 나옴;), 음악감상, 콘서트&공연 관람, 공원 가기, 리얼리티 쇼 보기?가 있었던 것 같음/ 운동 걷기, 조깅, 운동을 하지 않음 / 해외여행, 집에서 보내는 휴가 (*본인은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훨씬 많이가봐서 국내여행 걍 안고름 말하기 불편한거나 많이 지어내야 하는건 절대 고르지말것)


*시험 문제는 저작권 문제로 적지 않음. 단 돌발로 housing 관련 문제가 나왔음.


여기저기 많이 써먹은 나름 '만능' 표현들

- 일단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무조건 시작할때는 So, you're curious about ~ / you're interested in ~ / You want to hear about ~ / You want me to talk about ~ / you mean / you are talking about 식의 표현을 깔고 시작. 문제 정리도 되고, 나름 인트로의 역할을 함. 그때그때 생각나는 표현 골라잡아서 쓰면 됨.

- Just give me a second. Here comes the subject/question that I've never thought about. I've never thought about that.

시간 버는 표현들. What to say.. how should I say.. 이런것도 생각했는데 입에 안 붙어서 결국 한 번도 못씀. 위의 표현들은 pause 없애기 위해서 겁나 많이 씀.

- Have you heard of~?

누구 소개할때 많이 쓸 수 있는 표현. 두유노가 이렇게 쓰일줄이얔ㅋㅋㅋ

-I don't know. I can't even remember now. (It has been sooo long time) I forgot (all) the details. 

이거 나름 리얼 만능표현. 걍 말문 막히면 아 까먹었다 넘 오래 지났네 헉~ 이렇게 넘기면 됨 엄청 많이 씀...


마지막으로 '굳이' 말하고 싶은 것들


- 시험 미루지말자. 어짜피 공부 안한다.

고백하건데 나는 시험을 4번인가 미뤘다. 근데 진짜 그 기간동안 정말로 책 펼치지도 않았고 그냥 빌리고 반납하고 반복했고, 전혀 도움 안됐고 그냥 자신을 쓰레기같이 느끼기만 했다. 오픽은 미루는 게 너무 쉬워서 계속 미루기만 했는데, 그냥 닥치면 한다는 심정으로 눈 딱 감고 보길 바란다. 자신은 자신이 가장 잘 알듯..?^^


- 생각보다 허들이 낮은 시험이다.

첨에 해야지 싶을때는 말도 제대로 안나오고 더듬거리는게 답답해서 너무 긴장이 됐음. 근데 코난쇼같은거 봐도 코난도 말할때 말 더듬음(FYI:하버드 나온 인간) 그러니까 좀 더듬고 좀 고민하는거 너무 걱정하지 말고, 걍 의미 전달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막 뱉길 바람. 뱉다보면 서서히 교정도 되고 너무 아무말은 안하게 됨. 그리고 opic 샘플 답변 들어보면 기대치가 낮은 걸 느낄 수 있음. 우리나라 사람들 생각보다 다들 영어 잘하니까 자신감을 가지길.

아 답변에 기승전결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된다. 나는 대부분을 그냥 말하다 멈추고... Ok. that's it.이라고 하고 넘어갔고, 물어본거에 별로 충실하게 답변하지도 않았음. 키워드만 크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말해도 된다.


- 준비는 많이 할수록 좋지만, 너무 거기에 얽매이진 말길

어짜피 시험장 가면 백지상태고, 내가 외우고 준비했던 것들은 하나도 생각 안나고, 그냥 평소에 자주 쓰던, 자주 접하던 것들만 생각나고 말하게 된다. 그러니 꼭 쓰고 싶은 표현이 있으면 입에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외워가길 바람. 나는 그런 노력을 하지 못해서 평소에 쓰고 듣던 말들로만 답변했지만, 좀 특별한 표현들은 대부분 내가 본 미드나 tv쇼에 자주 나오는(예를 들어 lousy, goofing around 같은것) 것들이었고, 그것들 덕분에 훨씬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것 같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픽은 외우는 시험이 아니니까 틀을 정해놓지 말고 누가 무언가를 물으면 자연스럽게 답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듣고, 접하고, 말해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TMI의 시대에 편승하여 '누물보' 식의 글을 써 보았다. 

나도 인터넷을 떠돌며 얻는 것들이 있는 만큼 나의 시간낭비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